'읽고.쓰기/묵상'에 해당하는 글 12건

"바다에 폭풍이 일어 배 한 척이 난파하면서 배에 타고 있던 사내 둘만이 살아서 손바닥만 한 섬까지 어렵사리 헤엄쳐갈 수 있었다. 두 사내는 어찌해야 좋을지 몰라 쩔쩔매다가 이윽고 하느님에게 기도하는 수밖에 도리가 없다는 데 합의했다. 그런 와중에서도 누구의 기도가 더 힘이 있는지 알고 싶어 두 사내는 작은 섬을 둘로 갈라 한 사람은 이쪽 끝에, 다른 한 사람은 다른 쪽 끝에 자리 잡고 앉았다.

그들은 제일 먼저 먹을 것을 청하기로 결정했다. 이쪽 사내는 이튿날 자기 구역에서 열매 맺은 나무를 발견하고 그것으로 배를 채웠다. 반면에 저쪽 사내의 구역에서는 아무것도 발견되지 않았다.

한 주일이 흐른 뒤, 이쪽 사내는 외로움을 견디다 못해 아내를 얻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그 러자 이튿날 다른 배 한 척이 난파되었고, 유일한 생존자인 여인 하나가 그의 구역으로 헤엄쳐 왔다. 여인이 그의 아내가 된 것은 물론이었다. 저쪽 사내에게는 여전히 생기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이쪽 사내는 곧 이어 자식과 집과 의복을 달라고 기도했다. 그리고 이튿날 기도했던 것 모두를 얻었다. 섬 저쪽 사내는 여전히 빈손으로 남아 있었다.

이쪽 사내는 끝으로 자신과 가족이 섬을 벗어날 수 있도록 배 한 척을 보내 달라고 기도했다. 다음날 아침에 보니 배 한 척이 가까운 해변에 밀려와 있었다. 이쪽 사내는 저쪽 사내를 그대로 섬에 남겨 두고 떠나기로 작정했다. 저쪽 사내의 기도는 전혀 응답이 없는 것으로 보아 결코 축복을 받을 만한 위인이 못된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그가 배에 올라 저쪽 사내를 뒤로 하고 떠나려 할 즈음에 하늘에서 목소리가 들려 왔다.

'너는 어찌하여 네 동료를 남겨 두고 떠나려 하느냐?'

사내가 대답했다.

'내가 받은 축복들은 내가 빌어서 받은 것들이니 나 혼자 누려야 할 몫입니다. 저 사내는 기도해도 응답 한 번 받지 못하는 것으로 미루어 어떤 축복도 누릴 자격이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목소리가 사내를 책망하며 꾸짖었다.

'헛소리 말아라, 내가 응답한 기도는 바로 저 사람의 기도니라. 그의 기도가 없었던들 너는 아무런 축복도 얻어 누리지 못했을 것이니라.'

사내는 지지 않고 응수했다.

'저 친구가 무슨 기도를 했기에 내가 받은 이 모든 축복이 그의 덕이란 말입니까, 어디 말 좀 해보시지요?'

'저 사람은 너의 모든 기도가 이루어지게 해 달라고 기도했느니라.'

_앤드류 마리아, ‘이야기 속에 담긴 진실’ 中


WRITTEN BY
황풀잎
심리 상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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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면서 침묵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렵다.
회사에서, 가정에서, 그리고 벗들과도
대화는 사람이 살아가는데  중요한 소통의 수단이기도 하겠지만 
가끔은 불필요한 말들로 인해 자신의 혼란을 가중시키는 경우 또한 없지 않다.
"침묵은 금이다. 말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등 입을 열때 조심 조심. 100번을 강조해도 넘치지 않는다는것을
잘알지만. 자신을 잘 포장할 줄 알아야 하는 이 시대를 살면서 침묵은 너무 힘든 고행일지도 모르겠다.
2박3일 훌쩍 어디론가 떠나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그저 말문을 닫아 버리고 싶은것뿐만이 아닌, 
혼란의 시대를 사는 자신을 뒤돌아 보고 싶었으며, 진정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것이며 인생에 나침반은 제대로 설정이 
되어 있는가 등 총체적인 삶의 앞 과 뒤를 샅샅이 살펴보고 싶었다

 
눈부시게 파란색의 질감과 포말처럼 부서지는 파도가 넘실대는 바다도 있고, 파릇 파릇하게 새롭게 피어나는
산과 들속에서 풀 냄새를 맡아 볼 수 있는 여행의 길도 있었지만. 머리의 오랜 시간 고인  생각들과
욕심과 집착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1년 365일 오직 하느님과 함께 하는 그 분들의 세계에서 작은 경험을 해보고 싶었다.
"오상 영성원 피정의 집." 신부님 2분과 수사님 2분이 수도하고 계시는 강원도에 산골에 
2박 3일의 침묵 생활을 이곳 작은 피정의 집에서 생활해보기로 했다.


입구에 들어서면,
누군가 쌓아둔 "예수 고난의 기억이 우리 마음에." 라는 글이 새겨져 있는 작은 돌탑이 있다.
인간의 죄를 대신하기 위해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셨다는 예수님.
믿음이 부족한 내가 저 메시지를 알아 들을 수 있을까?!



숙소 입구에 십자가가 보이고 피정 생활을 본격적으로 할 수 있는 입구로 가는 계단이 보인다.


이미 몇 몇 사람들이 숙소에 묵고 있는 모양이다.

침묵.
이곳에서 생활하면 신부님과 처음과 끝에 나눈 인사 몇마디를 제외하고는 말문을 닫았다.
처음에 힘들고 어려웠지만, 왜 침묵해야 하는지 그리고  이 과정을 통해서 마음이 정화되고 이후에 더 큰 힘을 얻게 됨을 체험하게 되었다.
바쁜 일상을 살면서 나도 모르게 조급해지고 빨라지고 참지 못하고 그래서 중요한 결정을 거슬리게 되고...
침묵을 통해서,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마음의 여유를 갖고 살아가는 방법을 알게 된 소중한 시간들이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나도. 그리고 너도. 우리 모두에게도 용서하고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게 되었다.
이것을 실천하는 것이 너무 어렵겠지만 말이다.

가끔 이곳을 찾고 싶어질것 같다.
백구도 만나고 싶어질것 같다.
침묵안에서 만났던 분도 만나고 싶어질것 같다.

하지만 일상에서 항상 이곳에서의 생활을 기억하며 살고 싶다.
이렇게  침묵 피정이 끝나갔다.

3월20일~22일

WRITTEN BY
황풀잎
심리 상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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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시인 타고르의 "신에게 바치는 노래"라는 작품 속의 시.
 
"나는 이 집 저 집 구걸하며 다녔습니다.
 
그 때 갑자기 님의 황금마차가 마치 꿈처럼 멀리서 나타났습니다.
 
나는 희망이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나의 불운은 이제 끝났다고 생각했습니다.
 
드디어 님의 황금나차가 내 앞에 멈추었고,
님과 시선이 마주치자 님은 미소를 지으시며 나에게 다가와 내려오셨습니다.
 
나는 내 생애 최고의 행운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그때 느닷없이 님은 나에게 손을 내미시며, '그대는 나에게 무엇을 주겠는가?'
 
아! 님께서 구걸을 하시려고 나 같은 거지에게 손을 내미시다니!
 
나는 나의 전대에서 곡식 낟알 하나를 꺼내어 님에게 드렸습니다.
 
그것을 받아든 님은 나에게는 아무것도 주시지 않고 그냥 떠나가고 말았습니다.
 
날이 저물어 갈 즈음 내 자루를 바닥 위로 털었을 때,
 
그 초라한 누더기 속에서 작디작은 황금 한 낟알을 발견하게 될 줄이야!
 
아! 나의 전부를 님에게 바칠 마음을 가졌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나는 땅을 치고 울면서 후회하였습니다."
 
복음에서 빵 다섯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오천 명이 넘는 숫가자 먹고도 남는 빵의 기적을 통해서 주님의 능력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배고픈 자에 대한 연민의 정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가 없습니다.
 
오늘도 주님께서는 배고픈 자에게 먹거리를 나누어 주기 위해서...
 
기적을 일으키기 위해서 우리에게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이러." 하고
말씀하시는데도 작은 낟알 같은 봉헌 정신으로 신앙생활을 하면서도
잘 살고 있다고 착각하며 살고 있지는 않는 지 모르겠습니다.
 
정작 하느님을 만나서도 하느님 앞에 곡식 낟알 하나를 주고서,
 
거지처럼 후회하는 삶을 살아서는 안되겠습니다.
 
자신의 삶을 하느님께 온전히 봉헌한 사람만이 하느님의 기적을 볼 수 있고,
 
하느님의 기적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우리 자신을 온전히 봉헌하는 삶을 통해서
 
하느님의 기적을 볼 수 있고, 체험할 수 있고, 하느님의 축복이 함께 하는 한 주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전주 교구
 
이상섭 모이세 신부
 

WRITTEN BY
황풀잎
심리 상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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